[인천=내외뉴스통신] 김형만 선임기자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의 명소 십리포해수욕장에 가면 100년 전 영흥도 조상들이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막기 위해 심은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다.

해풍은 지역 주민들이 애써 지은 농사를 망칠 뿐 아니라 겨울철 동장군을 등에 업고 불어오는 겨울바람은 그 추위가 맹렬했다. 100년 전 영흥도 주민들은 해풍으로부터 농사를 지키고 겨울철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고안해 낸 방안이 해안가에 나무를 심는 것이었다.

그 당시 여러 종류의 나무를 함께 심었지만 다 죽고 소사나무만 살아남아 100년의 삶을 지탱해 오고 있다.

현재는 약 350그루의 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일 '해변괴수목' 지역으로 보호받고 있다.

5월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소사나무는 커가는 모습 또한 기이하다. 한 그루도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지 못하고 구불구불 얽히고설킨 모습이다. 나뭇잎이 무성해지면 햇빛도 그 틈을 뚫지 못한다. 그 덕에 여름철에는 햇빛과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정자나무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내어주고 있다.

한때 여름철에 피서객들이 소사나무 그늘아래 텐트를 치고 야영이 가능 했지만 그들로 인해 훼손이 심각해지면서 소사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현재는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해변괴수목’ 보호를 위해 출입에 제한은 있지만 십리포해수욕장과 더불어 사계절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소사나무 군락지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흥미롭다.

가을이 지나는 길목에서 겨울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소사나무 군락지 모습이 궁금해진다. 푸른 가을하늘 그리고 푸른 바다가 있는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을 찾았다.


코로나19가 한몫해서일까 평일 십리포해수욕장은 한가롭다. 상가 주변도 한산하고 해변도 먼 발치에 사람들이 뜨문뜨문 보일뿐이다.

소사나무에도 가을이 찾아왔는지 성질 급한 녀석은 벌서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고 군락지 안쪽의 잎사귀들은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소사나무 사이를 스칠 때마다 잎사귀들이 나뭇가지를 떠나고 있다.

해수욕장 보행로 한쪽에 ‘인천상륙작전전초기지’ 碑에 시선이 멈춘다. 이 비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은 잘 알려지지 않은 희생자들의 호국정신과 영흥도 주민들의 갸륵한 애향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를 알려주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 영흥도.... 내용 중에서

미 극동군 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요청에 의해 창설된 해군첩보부대의 이야기다.

해군첩보대는 8월18일 01:00에 어선을 타고 부산항을 떠나 6일째인 8월24일 서해 영흥도에 도착했다. 작전보안을 위해 첩보작전의 거점인 영흥도에 도착해서야 함 소령은 대원들에게 작전(작전명:X-ray)의 먹적과 구체적인 임무를 하달했다. 특수첩보부대 대원들은 3개조로 나뉘어 인천과 서울, 수원을 왕해하면서 북한군에 대한 첩보활동을 펼쳤다. 인천상륙작전 개시 하루 전 영흥도를 거점으로 첩보활동을 펼치던 특수첩보대에 철수명령이 떨어졌다. 철수 준비를 서두르던 02:00, 한국군의 첩보활을 뒤늦게 감지한 북한군 1개 대대가 영흥도를 기습했다. 영흥도에는 17명의 첩보대원과 영흥도 청년방위대원 6명만 남아 있었다. 첩보대원과 청년방위대원이 적의공격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는 동안 나머지 9명의 첩보대원들은 해안에 정박해 둔 마지막 보트를 타고 탈출했다. 상륙작전을 불과 24시간 앞두고 영흥도 전투에서 8명의 해군첩보원과 영흥도 청년방위 6명등 14명이 전사했다. 이후 북한군은 영흥도를 완전히 장악한 상태에서 그 동안 한국해군 첩보부대와 클라크 첩보대에 적극 협조한 영흥도의 청년들을 학살하였는데 [한국전쟁] 2의 기록에 의하면 “‘9월16일’ 미 해병대가 영흥도를 점령해보니 클라크 퇴거한 직후에 1개 대대(약 400명 정도)의 북한군이 상륙하여 아군에게 협력한 부락인 50여명을 참살했음을 알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평화' 해군첩보부대원과 영흥도 청년·주민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잠시,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영흥도의 푸른 바다, 그리고 하늘, 소사나무 군락지는 복잡한 도심의 일상을 잠시 떠나 자연과 호흡하며 오감만족 힐링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푸른 바다의 낭만이 있는 비대면(언택트) 추천 여행지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 소사나무군락지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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