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시작도 없는 허공꽃 피었으니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은정기자


미황사 첫 매화
             

                    석연경

아련한 바다는 어디에 두고
눈 쌓인 달마고도는 어디에 둘까요

마음 없는 자리 어딨으며
마음 있는 자리 또 어딘지요

아직 피지 않은 매화 젖망울
어느 시린 겨울에 물릴까요

첫 망울에
겨울비 투명한 물방울 하나
지상에서 하늘까지 담았는데

젖은 채
풍경 다 읽고 풍경이 된
첫 젖망울

맺혀 있던 세계의 풍경이
뚝 떨어지면
바다도 달마고도도 사라지고
봉오리 열리리

첫 향기
첫 봄
끝도 시작도 없는 허공꽃 피었으니
어디선들 향기롭지 않으랴

 

석연경
시인, 문학평론가 
시집 『독수리의 날들』, 『섬광, 쇄빙선』
송수권시문학상 젊은시인상
연경인문문화예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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