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송인섭 명예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송인섭 명예교수 (사진=내외뉴스통신)

[내외뉴스통신] 이지현 기자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송인섭 교수 인터뷰 전문

Q. 코로나19로 인해 또다시 혼공이 이슈가 되고 있다. 비대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과 이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코로나19 때문에 부모는 부모 나름대로, 아이는 아이 나름의 어려움이 생겼다. 우선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다" 자녀가 공부의 주도권을 가지면, 가정 내 갈등이 없어지고 자연스레 면학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렇게 된다면 자녀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이다. 공부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흥미를 느끼며 행동을 옮기는, 다시 말해 인지적인 전략,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차근차근 생각해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면 두 번째 동기에 관해 생각할 것이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진실한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무리 전략을 세워도 실천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자기 책임하에 세운 목표는 반드시 실천한다는 행동 전략이 필요하다. 인지 전략, 동기 전략, 행동 전략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진다면 어디서 공부를 하더라도 자기가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Q. 자기 주도 학습법을 똑같이 실현해도 아이들의 특성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즉, 똑같이 공부해도 잘하는 아이가 있고 못 하는 아이가 있다. 왜 그런 것인가?

A. 공부가 무엇이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부터 찾아야 한다. 그저 책상에 앉아있는 것과 공부에 시간을 투입하는 것은 다르다.
두 친구가 있었다. 한 친구는 판검사 부모에, 유복한 집안, 아낌없는 지원과 타고난 머리가 있었다. 공부시간과 공부량도 같은 반 친구들보다 월등히 많았다. 하지만 성적은 바닥이었다. 또 다른 친구는 가난한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동생들을 돌봤다. 공부할 시간이 항상 부족했지만, 전교권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원인은 간단하다. 진실로 투입하는 시간이 결과이지,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난한 집안의 학생은 한 시간을 공부해도 집중해서 ‘진실로 투입한’ 공부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성적이 나쁠 리야 나쁠 수 없었다.
8500여 명 정도 연구해본 결과, 하려고 하는 공부를 진실하게 투입했는가에 따라 그 시간이 많으면 성적이 높았고 적으면 당연히 성적이 낮았다. 투입되는 시간 자체가 공부의 결과고, 성적이며 여러분들이 그렇게 바라는 석차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Q. 요즘은 자신만의 길을 가려는 친구들이 많다. 공부해야 하는 이유와 가치를 알려면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경험을 해야 하는가?

A.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휩쓸리는 교육이라 생각한다. 남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것, 남이 안 하니까 안 하는 것. 그러나 사람마다 적성과 특성은 다 다르다. 그래서 이를 부모가 찾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방법을 설명하자면, 그냥 무엇이 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1년 정도는 아이를 관찰해야 한다고 본다. 아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무엇을 할 때 잘하는지를 파악한다. 그렇게 부모와 아이가 의견을 가지고 6개월 뒤 각자 이를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요구와 기대가 다른 만큼 의견이 불일치할 수밖에 없는데,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이를 조율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2주, 한 달, 1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나가면 된다. 꼭 특이한 경험이 필요한 건 아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적성부터 출발해야 한다.

 

Q. 몇 년 전 “꿈이 없는 아이는 MBTI 검사를 받아봐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 요즘 MBTI 검사가 유행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본인의 MBTI는 무엇이며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한 것인가?

A. MBTI는 인간의 특성을 분류하는 심리검사로, 우리가 실생활에서 간편히 받아볼 수 있는 검사다. 따라서 아이를 파악하는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물론 애정 어린 눈으로 관찰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이런 검사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 간의 요구와 기대가 상충할 경우, 조금 더 손쉽고 빠르게 이를 해결할 방법이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나 자신의 MBTI는 잘 모르지만 나는 사고력이 뛰어나고 사변적이며 창의력이 강화된 사람이라 생각한다.

 

Q. 최근 교육부에서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2025년에 전면시행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답부터 이야기하자면 적극 찬성이다. 21세기에는 직업적 다양성이 인정되는 시대이다. 소위 ‘사’라고 불리는 일부 직업만 우대받는 것이 아닌,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다양하게 활용된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이 제도가 얼마나 준비되고 잘할 수 있느냐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전체 학점 중, 개인의 선택과 적성, 흥미와 같은 것에 따라 과목을 늘려 선택적으로 학습한다면, 21세기에 아주 좋은 접근방법이며 권장해야 한다. 문제는 과연 과목의 경중, 난도, 현실적인 여건에 의해 좌우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순수하게 본인이 좋아하는 과목을 선택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다양한 세상에서 자신의 특성을 개발할 수 있는 학점선택제가 된다고 한다면 이를 아주 권장하는 바이다. 교육부에서 이 제도를 잘 꾸려나가길 바란다.


Q. 막연히 공부 잘하고 싶어서, 또는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서 송인섭 교수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다 공부 잘하고 싶고, 다 일등 하고 싶을 것이다. 남의 것을 무작정 받아들이는 접수식 교육으로는 절대 이뤄낼 수 없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행동하며, 학습자인 여러분이 주인이 된다면 당연히 성적은 올라간다. 하겠다는 목표와 의지만 있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나도 그러했다. 박사과정에서 23개월 만에 흠잡을 것 하나 없는 논문을 완성해냈다.
누구보다 우수해서라기보다는, 누구보다 절실해서였고 누구보다 빠르게 끝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행했기 때문이다. 덮어놓고 공부를 안 해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동기를 가지고 작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진실한 시간을 투자해 노력을 해야한다. 그런 방법론 적인 측면에서의 해결방안을 제시해드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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