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자들이 모이는 공간, 소상공인이 이웃과 삶을 영위하는 공간으로

[내외뉴스통신] 김경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비대면 주문에 익숙해지면서 배달을 전제로 공유주방에서 창업하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의 든든한 파트너뿐 아니라 동네에서 사랑받는 공유주방을 만들겠습니다.”

최근 도시재생 분야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분야가 공가와 폐가의 문제다. 일반인들을 인구소멸이 이루어지고 있는 농산어촌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도시 내에서 벌어지는 양상은 다르다. 옥탑이나 지하실처럼 금방 눈에 띄지 않는 공간들이 소리 없이 공가가 되고, 이런 공간이 오랫동안 방치되며 폐가처럼 되어가고 있다. 

관리가 부실해지며 오염, 악취의 원인이 되거나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공간으로 전락한다. 자연스럽게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며 쉬쉬하는 사이 지역사회의 문제로 대두된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라면 신경쓰일 수밖에 없는 곳이다. 

도시의 공가와 폐가는 생활권 안에 존재한다는 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마을을 위한 복지시설이나 공유공간으로 재활용하고자 해도 부동산 가액이나 리모델링 비용 등이 만만치 않아 민간이든 공공이든 개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점점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키친밸리의 이지운 본부장은 “키친밸리가 펼치는 공유주방 비즈니스가 마을 공동체를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고 힘주어 설명했다. 키친밸리 지점들이 입점한 아파트 단지 상가나 주상복합 상가가 변화하고 있음에서 온 확신이다.

이지운 키친밸리 본부장(사진=김경의 기자)
이지운 키친밸리 본부장(사진=김경의 기자)

공유주방이 들어설 만큼의 공간들은 대부분 경기가 안 좋아지면 폐업이 속출하는 공간들이다. 경기가 좋아진다고 해도 새로운 주인을 찾기 어렵다. 특히 주거권 내의 넓은 공간은 마트, 피트니스 클럽, 사우나 등이 단골인데, 창업이 쉬운 업종은 아니라서다. 동네에서 소외되고 낙후된 공간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죽었던 상권을 살리는 열쇠가 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키친밸리의 한 지점도 아파트 단지 옆에 조성된 상가의 지하 공간이었다. 한때 사우나 시설이 2개 층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영업이 중단된 후, 수년 동안 폐가처럼 버려졌다. 키친밸리가 이곳을 인수해 20개 이상의 소규모 외식업체가 활용할 수 있는 공유주방을 조성했다. 

이지운 본부장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주식회사 재생계획이라는 기업을 거치며 기존의 숙박업과 쉐어하우스를 지역재생의 콘텐츠로 기획·개발하는 새로운 개념의 부동산 개발업을 해왔다. 이런 경력 때문에 키친밸리의 부동산개발 본부장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유주방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좋지 않은 상태다. 배달 오토바이가 어지럽게 드나들고 오토바이 소음도 있다 보니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설 오픈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함께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키친밸리는 항상 입점하는 상가번영회를 찾아 먼저 문을 두드립니다. 어차피 입점할 때 공사하는 건데, 서로 협의해 낡은 시설물도 보수하고, 공용부를 리모델링한다든지 하며 서로의 마음 문을 엽니다.”

동네 상인과의 신뢰회복을 시작으로 동네 주민과의 상생도 시작된다. 공유주방에 다양한 외식업 브랜드가 들어오면서 인근 주민들이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맛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키친밸리가 입점한 건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활력이 돌고 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발생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키친밸리는 벌써 수도권에서 20군데 이상의 공유주방을 운영하며 국내 최대의 클라우드 주방 플랫폼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

키친밸리 내부 전경(사진=키친밸리)
키친밸리 내부 전경(사진=키친밸리)

키친밸리의 진가는 단순히 체인 규모로만 이야기되지 않는다. 키친밸리의 실제 노하우는 주방설계부터 다르다는데 있다. 최적의 동선으로 효율적인 배달형 주방 인프라를 제공한다. 냉장·냉동고, 상온창고, 주방이 어우러진 컨베이어 시스템을 통해 주문받은 음식이 프로세싱센터로 집중되도록 해 배달을 위한 편이성, 생산성, 위생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또한 배달대행업체나 배달앱과 관련한 통합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업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데이터와 정보를 기반으로 마케팅과 판매촉진을 지원해 창업초보도 성공할 수 있는 솔루션도 갖추고 있다.

이지운 본부장과의 짧은 만남은 개점 준비를 위해 돌아서는 그의 바쁜 발걸음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앞으로 ‘공유주방은 청년창업자들이 모이는 공간, 소상공인이 이웃과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jetnomad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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