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양 죽녹원 주변 ( 사진 = 한유정 기자)
▲ 담양 죽녹원 주변 ( 사진 = 한유정 기자)

[대구=내외뉴스통신] 한유정 기자  여행자의 도시! 전라남도 담양. 담양은 고려 시대 때부터 쓰여진 이름이다. 백제 때는 ‘추자혜군’, 신라 때는 ‘추성건’으로 불렸다고 한다. 담양군은 담양읍과 고서·금성·남·대덕·무정·대전(·봉산·수북·월산·용·창평 11개 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1914년 일제 강점기 행정구역 개편으로 담양군과 창평군을 합하여, 창평군 관할이었던 옥과면은 곡성군에 이관시켰다. 또한 현 대전면, 수북면이나 가사문학면을 이루는 지역은 광주시와 장성군의 관할에서 이속받기도 해서, 담양군은 담양과 창평의 두 개의 행정단위로 나뉘어 존속해 왔었다.

2001년 문화유적 지표조사에서 대덕면 매산리와 월산면 광암리 지역에서 구석기시대의 유물인 뗀석기 등이 발견됐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청동기시대 유적인 고인돌이 발견됨으로써, 이 지역에 정치적 사회가 형성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담양에는 담양호, 추월산, 삼인산  3대 유산이 있다. 담양호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이다. 추월산은 스님이 누워 있는 형상으로 ‘와불산‘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삼인산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닮았고,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제를 올리고 기도해서 왕위에 올랐다는 전설이 있어 ’몽성산‘이라고도 불렸다.

▲ 담양 메타쉐쿼이아 랜드 입구 ( 사진 = 한유정 기자)
▲ 담양 메타세쿼이아 랜드 입구 ( 사진 = 한유정 기자)

담양은 그리 크지 않는 지역이다. 담양 여행은 화려하지 않으며,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 코스가 어울리는 곳이다. 담양에 가면 곳곳에 높이 솟아 있는 가로수  메타쉐콰이어를 볼 수가 있다. 담양의 관광 명소로 알려진'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1972년 제19대 ‘김기회 담양군 군수’가  국도 24호선, 군청~금성면 원율삼거리 5km 구간에 5년생 1,300본을 심어 조성한 길이다.

당시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군비를 확보해 나무를 심고 가꾸었다고 한다. 당시 공무원들의 엄청난 반발이 있었으나, 군수의 리더쉽으로 이를 설득했다는 풍문이 있다. 이 길을 천천히 걷다 위로 쳐다보면, 메타세쿼이아 나무 끝 사이로 보이는 조각난 하늘이 푸르다. 입구마다 문화해설사가 여행객의 호기심을 해결해주고 있다.

​▲ 담양의 작은 프랑스 메타프로방스 전경 ( 사진 = 한유정 기자)​
​▲ 담양의 작은 프랑스 메타프로방스 전경 ( 사진 = 한유정 기자)​

이 길옆에는 프랑스 남부 작은 마을을 옮겨 놓은 듯한 ‘메타프로방스’가 있다. 이곳은 올 때마다 공사 중이고 점점 넓어져 가고 있다. 다양한 업종의 상가가 들어오고 있었다. 천천히 자연 속을 거닐다 다리를 쉬게 해주고 목도 축여주며, 셀카 찍는 공간으로 적합한 곳이다. 이곳에서 10여 분 떨어진 곳에 ‘금성 산성’이 있다. 이곳은 고려 시대 쌓은 곳으로 둘레 7,345m로 등산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이 많이 들르는 곳이다. 

또 하나의 명소로는 일상에 지쳐있는 현대인에게 맑은 공기와 평온을 주는 죽녹원이 있다.  여러 갈래 길을 걷다 보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갈증을 풀어주는 한 잔의 시원한 물같이 느껴진다. 대나무는 총 1,200여 종이며, 우리나라에는 14종이 있다.  2차 대전의 히로시마 원폭에도 유일하게 생존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고 아주 잘 된다. 대나무 중에서 굵은 것은 직경 20cm까지 크는 것이 맹종죽인데, 죽순은 하루 동안에 1m까지 자랄 수 있다.

▲담양 죽녹원 산책길 ( 사진 = 한유정 기자)
▲담양 죽녹원 산책길 ( 사진 = 한유정 기자)

‘중국의 소동파’는 고기가 없는 식사는 할 수 있지만, 대나무 없는 생활은 할 수 없으며, 고기를 안 먹으면 몸이 수척하지만,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저속해진다고 했다. 대나무는 맑고 절개가 굳으며 마음을 비우고 천지의 도를 행할 군자가 본받을 품성을 모두 지녔다 하여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대나무를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대나무의 지역답게 담양에는 대나무 박물관을 비롯하여 죽제품과 대나무를 이용한 음식이 많다. 대통밥, 죽순밥이 포함된 한정식과 떡갈비가 유명하다. 한우와 돼지고기로 만든 두 가지 떡갈비가 있는데 한우는 조금 질기고 퍽퍽하며 돼지고기는 부드럽고 육즙이 더 있었다. 둘 다 맛볼 수 있는 반반 메뉴가 있으니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담양 국수거리 입구 모습 ( 사진 = 한유정 기자)
▲담양 국수거리 입구 모습 ( 사진 = 한유정 기자)

죽녹원을 나와 다리를 건너면 국수 거리가 있다. 50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국숫집은 이제 담양의 명물 거리가 됐다. 옆으로 흐르는 영산강을 바라보며 노천에서 먹을 수 있어 정겹다. 노천의 평상은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멸치국수와 양념 비빔국수, 육전, 닭국수 등 여러 형태의 국수와 삶은 계란이 별미다. 국수 면발은 많이들 먹는 면보다는 통통하다. 후루룩 잘 빨려 들어가는 굵기이다. 세 군데 정도 맛을 봤지만 별 특별한 차이는 없었다. 어느 곳을 들어가도 비슷한 맛이 아닐까 생각한다. 재료가 너무 단순해서 낼 수 있는 맛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담양 국수거리 한 곳의 멸치국수, 비빔국수, 돼지고기 육전 모습 ( 사진 = 한유정 기자)
▲ 담양 국수거리 한 곳의 멸치국수, 비빔국수, 돼지고기 육전 모습 ( 사진 = 한유정 기자)

국수로 배를 채웠으면 그리 달지 않고 시원한 대나무 아이스크림을 맛봐도 좋고, 국수 거리 뒤 골목으로 가면 밤을 이용한 빵집도 있으니 호기심이 생기는 여행객은 들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국수 거리를 등지고 영산강 산책로를 걷다 보면 ‘관방제림’이 보인다. 200년에서 350여 년 나이를 먹은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벚나무, 개서어나무 176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2004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굵고 특이하게 굽어진 나무들이 비틀비틀 자리하고 있어 고혹한 멋을 뿜어내고 있다.

조금 떨어진 가사문화권 여행지로 가보면 소쇄원이 있다. 소쇄원은 명승 제40호로 조선 시대 원림건축물이다. 유교적 이상 정치를 구현하려 했던 조광조(趙光祖, 1482~1519)는 기묘사화로 비록 물거품 되고 유배 후 죽임을 당했다. 그의 제자였던 ‘처사 양산보’가 벼슬을 버리고, 살기위해 고향에 지은 정원과 건물이다. 소박하지만 둘러싼 대나무와 제월당, 광풍각, 대봉대는 그 시절을 그 시간 그대로 품은 채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 소쇄원 모습 ( 사진 = 한유정 기자)​
​▲ 소쇄원 모습 ( 사진 = 한유정 기자)​

그 외에도 한국가사문학관, 독수정원림, 명옥헌원림, 식영정, 명양정 등 많은 유적과 기념물이 있다. 근처에는 광주호가 있어서인지 카페와 식당이 많다.담양은 인문학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무공해 전기버스로 운영하는 ‘시티투어’, ‘달빛별빛 인문학 야행’, ‘오방길 스탬프 투어’, ‘골목길 미디어 투어’ 등 다양한 코스가 있다. 지금은 코로나로 운행하지 않는다.

담양은 관광지라 그런지 물가가 비교적 비싸게 느껴진다. 국수 거리 끝에 있는 어느 카페에 들렀더니 한 층을 제외하곤 전 층에 테이블만 있고 의자가 없었다. SNS에 포토존으로 이름이 나 여행객들은 사진 찍기 바쁘다.

담양은 소박하고 꾸미지 않은 멋이 있는 여행지다. 대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반겨 주는 곳…. 봄은 봄대로 여름에는 풍성함을, 가을에는 울긋불긋 염색하고 반기며, 겨울에는 눈 덮인 포근함을 보여주는 곳이다. 머리는 식히고 가슴을 데우고 싶다면 담양으로 가보자!

han1220@nbnnew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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