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빅토리아주 MOU 2건 취소
中 "호주, 상호 신뢰 관계 심각하게 훼손...호주에 피해 줄 것"

(사진=마리스 페인 호주 외교부 장관 트위터)
머레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사진)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과 빅토리아 주정부가 맺은 '일대일로' 합의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사진=마리스 페인 호주 외교부 장관 트위터)

[내외뉴스통신]이성원 기자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가 중국과 맺은 일대일로(현대판 실크로드) 협약을 파기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머레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외국 정부와 MOU 4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4건 중 2건은 빅토리아 주정부가 지난 2018년과 2019년 당시 일대일로 사업 참여를 위해 중국 정부와 독자적으로 체결한 협약이고 나머지는 이란·시리아와 과학적 협력을 장려하고자 맺은 협약이다.

페인 장관은 "이번 협약은 호주의 외교 정책과 맞지 않고 외교 관계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호주 연방의회는 주정부가 외국 정부와 독자적으로 맺은 계약을 연방정부 외무장관이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조치가 시행된 건 해당 법안 통과 후 첫 사례다.

미국 정부도 호주 편들기에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호주는 중국의 행동으로 엄청난 피해를 봤다"며 "미국은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에 타격을 입은 호주와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이번 사건 이전부터 악화되고 있었다. 호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국제조사를 요구하고,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장비를 자국 5G(5세대) 통신망 구축에서 배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자 중국은 호주산 농수산물에 폭탄 관세를 부과하는 등 경제 보복으로 맞서며 두 나라의 관계는 최악의 관계로 치닫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가 중국과 맺은 일대일로(현대판 실크로드) 협약을 파기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2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빅토리아 주정부의 일대일로 파기에 대해 "빅토리아 주정부의 일대일로 협정 거부는 양국 간의 정상적인 교류와 협력을 방해한다"며 "중국과 호주와 상호 신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호주는 관계 개선에 대해 성실하지 않다"며 "협력과 교류에 대한 부당한 제한을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하게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호주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도 이날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호주가 중국을 상대로 취한 불합리하고 도발적인 조치"라며 "이번 결정은 양국 관계를 더욱 훼손하고, 호주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대일로란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으로 시작한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고속도로, 철도, 항만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 지원을 통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을 잇는 프로젝트다.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중국의 경제적·전략적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응해야 한다며 대중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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