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시를 만나는 일은 ‘오늘도 쾌청’ 같은 맑은 즐거움”

김순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테라스의 여자’ (사진제공=김순미 시인)
김순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테라스의 여자’ (사진제공=김순미 시인)

[내외뉴스통신] 오영세 기자 

“테라스가 있어/ 까치를 보는 날/ 많았을 뿐/ 까치 오지 않는 날에/ 남쪽 나라 시인에게/ 까치 안부를 물었을 뿐/ 그렇게 아침이 오고/ 가을 가고 눈꽃송이/ 소복하게 쌓이는 밤/ 시의 징검다리 건너줄/ 그가 올까/ 처마끝 고드름 오래 보았지/ 고드세피아에/ 신의 눈물 한방울/ 흘려주고 있었지.” (까치는 까치다-테라스의 여자 2 전문)

시인은 보라산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세상을 본다. 그가 본 세상을 본 까치는 그가 본 세상을 전한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묻고, 당신의 삶은 어떠냐고 위로한다. 시인과 세상을 연결하는 까치는 때론 시를 물어와 살포시 내려놓는다.

1959년 의성에서 출생한 늦깍이 시인 김순미 씨가 시집 ‘테라스의 여자’(시와 소금)를 출간했다. 2015년 ‘샤갈의 여자’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다. ‘봄비만을 생각하며 겨울을 지나온’ 시인을 대신해 까치가 전하는 40여 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순미 시인을 시단으로 이끈 정일근 경남대 석좌교수는 “시인에게 테라스는 우주로 열린 공간이고, 그 매개체는 까치”라며 “시인의 시를 만나는 일은 ‘오늘도 쾌청’ 같은 맑은 즐거움”이라고 소개했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은 “시인의 시는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정문일침(頂門一鍼)을 지향하고 있지만, 생각에 잠기게 한다는 점에서는 사색의 시요 반성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성찰의 시”라고 평했다.

김 시인은 “좋은 날들이 지금, 여기에 있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정성이 모여야 한다”며 “더러는 거꾸러지면서 눈 감고서라도 가야만 하는 시 작업으로 그 정성을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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