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현 선임기자
▲ 김경현 선임기자

[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2018년 지방선거 울산시장 청와대 개입 의혹 피해자인 김기현 의원(4선 · 울산 남구을)이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선출됐고,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친문으로 평가되는 윤호중 의원(4선 · 경기 구리)이 당선됐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여야 간 대립보다 더 큰 대립, 즉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정국 주도권 다툼이 예상되는 대목이지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민주당 대표에 친문 색채가 옅은 송영길 의원(6선 · 인천 계양을)이 선출됐다는 것입니다.

이제 국민의힘만 당대표를 뽑으면 양당 지도부 구성이 끝나는데요. 특이한 건 국민의힘 내부에서 원내대표에 이어 당대표도 영남 출신이 맡는다면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 정권탈환도 힘들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우려는 충청 출신으로 당대표 도전에 나선 홍문표 의원(4선 · 충남 홍성군예산군)에 의해 제기됐고요.

그런데요, 국민의힘이 언제 영남당이 아니었던 적이 있었던가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서울 출신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당대표를 맡았던 당시에도 통합당은 영남당이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해 영남지역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었지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대구 · 경북은 쪼그라들 데로 쪼그라든 국민의힘을 지탱시켜 준 근본적 지지기반입니다. 이는 국민의힘이 전국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서야할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대구 · 경북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믿어 준 지역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지역주의를 들먹여 역차별한다면, 그 자체로 ‘배은망덕’일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에 있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출신 지역이 아니라 ‘자질’입니다. 당을 제2차 쇄신으로 이끌어 ‘환골탈태’시킬 수 있다면, 그 출신지가 영남이면 어떻고 충청이나 호남이면 또 어떻겠습니까. 그럼에도 자질에 대한 논의 없이 출신지역을 따져 당대표를 선출한다면, 누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든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쇄신을 통해 수도권 민심에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전국정당으로 나아가는 길인데, 출신 지역이 쟁점이 돼 당대표를 선출한다면, 2차 쇄신은 고사하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이뤄놓은 제1차 쇄신조차 무위로 돌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회복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고, 더 나아가 폐가망신을 넘어 멸문지화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이유는 김 전 위원장이 당을 떠나자마자 국민의힘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것에서 유추해 볼 수 있는데요. 김 전 위원장은 이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민의힘을 흔들 것입니다. 그리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지지세력 포함)과 제3지대 형성에 대한 국민적 당위성을 조성하려 들 것이고요.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이탈해오는 의원들이 생길 수도 있고, 또한 안철수 대표(국민의당)도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로 합류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만약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다면 새로운 세력을 형성한 김 전 위원장은 유력 대선주자가 없는 국민의힘과 당대당 통합이 아닌 흡수 통합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상황이 정말 이렇게 전개되면 영남 민심도 제3지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고요. 이런 상황이 연출되면 국민의힘은 지난 시절 언젠가 ‘꼬마 민주당’과 같은 처지가 될 테고,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당대표 선출을 앞둔 국민의힘이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대표를 선출해 어떤 방법과 방향으로 제2차 쇄신을 이끌어나갈 것인가 이며, 이를 통해 당을 완전히 환골탈태시킬 수 있느냐 입니다. 때 아닌 지역주의로 핵심을 흐릴 일이 아니란 말이지요. 지금 상황은 민주당도 위기지만, 국민의힘도 만만치 않은 위기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 하나 깊이 새겨야 할 것은 4.7 재보궐선거 승리는 결코 국민의힘의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대안을 찾을 수 없는 국민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뿐.

 

newsjooo@hanmail.net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7479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