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을 기리는 '대한민국 최초의 시비' 주인공, 일제강점기 저항의식 담긴 이상화 시인의 대표작
- 6월이면 또 다른 해방...군사독재의 사슬을 끊는 국민저항, 민주화의 꽃 피운 달

 

이상화 시비(대구 두류공원). 사진=네이버블로그

[내외뉴스통신] 원종성 기자

"내 손에 호미를 쥐여다오 /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해마다 6월이 되면 떠오르는 이상화 민족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지금으로부터 95년 전 1926년 6월 시인 이상화는 '개벽'지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를 발표했다.

일제 저항의 시였음에도, 일본 검열당국은 불온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식민지 지배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하여 무삭제 통과시켰다. 그들의 이마에 주름살 하나를 새겨주었다. 

시인은 우리 들판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중략...

내 손에 호미를 쥐여다오 /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단지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표현한 것은 아니다. 들판은 단순히 관망의 대상이 아니다. 빼앗긴 들판을 바라보는 시인의 아픔, 우리의 아픔이며 비애였다.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신령이 지폈나 보다 /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6월이 되면 일제 해방을 염원하며 빼앗긴 들판을 노래한 시인의 아픔이 메아리쳐 다가온다.

그리고 또 6월이 되면 또 다른 해방의 순간이 들판을 가득 메운다. 6월중 스무날은 군사독재의 사슬을 끊는 국민저항운동으로 민주화의 꽃을 피운 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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