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묵 칼럼니스트
김홍묵 칼럼니스트

[내외뉴스통신] 김홍묵 칼럼니스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서울 청량리뇌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정신질환 전문병원이라 정신장애 환자들을 도열시켜 놓고, 병원 사무장이 "대통령 각하께 경례!" 구령을 했습니다. 환자들이 "충성!" 구호를 크게 외쳤습니다. 그런데 환자중 딱 한 명이 홱 뒤로 돌아서며 구호는 커녕 경례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저 친구 왜 그래?"

(병원장) "각하, 저 친구 오늘 처음으로 제정신이 돌아왔습니다"

'카더라 방송' '땡전 뉴스' 시절 회자되던 유머입니다.

암이나 정신병-성인병은 고쳐도 '정치병'은 쉽사리 고치기 어렵다고 합니다.

4.7재보궐선거가 야권의 압승으로 끝나자 국민들은 정부-여당의 정책기조가 상당히 바뀌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걸었습니다. 실제로 여당내에서는 부동산 실책과 인사의 난맥상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패착이라며, 자성 사과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래왔듯이 반짝 자성, 말뿐인 사과에 그쳤습니다. '조국(曺國)집착'을 비판했던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오적(五賊') 겁박에 꼬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쇄신 목소리는 친문 당원들의 문자폭탄과 협박성 발언에 좌초하고 말았습니다. 비리사유에도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뒤집은 당헌당규의 재개정 요구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선거참패 덤터기를 쓰고도 쇄신명분의 개각인사는 결점투성이들이고 당청 후임자도 친문 일색입니다. 부동산 정책의 난맥상을 해결해야 할 국토부 장관 지명자는 재산공개때 17억원대 빌라를 6억원대로 턱없이 줄여 신고했다고 합니다.

청와대 방역기획관(그런 자리가 꼭 필요한 것인지도 의문)에는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를 임명했습니다.

기교수는 그동안 tbs김어준의 '뉴스공장'에 50여 차례 출연해 "한국은 방역 세계 1등" "백신구입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딱 맞는 사람인가 봅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 K방역 낭패에 대한 반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렇다고 야당이 잘해서 선거에 이긴 것도 아닙니다. 보선 직후 여론조사 결과 야당 승리 원인이 국민의힘이 잘해서(7%)라기 보다 정부여당의 내로남불, 무능, 오만(약 80%)에 대한 심판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101명중 56명)들은 선거 다음날 "정치권의 구태와 결별할 것"을 선언했으나 뒤끝은 오리발입니다.

1달러짜리 자동차용 반도체 칩이 동나 생산중단(현대차) 감산(한국GM)사태가 벌어져도 여야는 강 건너 불구경입니다. 외교와 국격을 지리멸렬로 몰로간 일제의 위안부, 징용근로자 문제는 상처만 키운채 허둥대고 있습니다.

광복회장 멱살잡이 사건은 "후손들이 가난하고 무식해서" 생긴 일로 치부, 독립유공자 후손 김임용씨를 제명했습니다. 유공자 후손보다 광복회장이 더 중한가 봅니다. 본질은 외면하고, 작은일에 목숨을 거는 정치꾼만 득시글댑니다. 제정신 돌아온 사람이 보이질 않습니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홍묵 촌철] 경복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 前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 / 前대구방송 서울지사장 / 자유칼럼그룹 대표 / 내외뉴스통신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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