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육계 20년 염원에 철저히 역주행”…오늘의 역사적 과오 반드시 책임져야

하윤수 회장이 8일 오전 국회 앞에서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 중단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교총)
하윤수 회장이 8일 오전 국회 앞에서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 중단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교총)

[내외뉴스통신] 오영세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가 여당 주도로 마련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안을 10일 강행 처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정권 편향 설치법안’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교총은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자는 당초 정신은 실종된 채, 친여 성격의 위원회 설립법을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 점에서 설립 단계부터 국가교육위원회는 그 정당성을 잃게 됐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여야 정파를 초월한 절차적 합의가 전제돼야 초당적·초정권적인 국가교육위의 취지를 온전히 살리고 사회적 수용성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연초 대통령의 ‘금년 중 추진’ 한마디에 부랴부랴 국회 패스트트랙과 같은 상임위 안건조정위원회에 일방 상정하고, 상임위 처리시한을 이틀 앞두고 정치적 편향 논란을 야기하면서까지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정부·여당이 3년 넘게 허송세월하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다수의 횡포로 전광석화처럼 처리한 것이다.

한국교총과 학부모·사회·시민단체로 구성된 국민희망교육연대는 법안 처리에 앞서 8일부터 10일까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잇따라 개최하며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중단을 촉구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교육위 간사를 비롯한 교육위원들도 연일 기자회견에 참여하며, 다수당의 횡포를 강하게 성토했다. 여당 주도의 법안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정권 거수기’, ‘제2의 교육부’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특히 정권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여당이 다수의 힘으로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자신들의 핵심 교육정책을 차기 정권에까지 이어지도록 대못 박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실제로 유·초·중등 교육 권한의 시도 전면 이양을 비롯해, 시한폭탄으로 잠재해 있는 고교학점제,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내건 2022 개정 교육과정 등이 대못 박기가 될 것이 자명하다.

오늘 여당 주도로 통과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안은 정파 초월은커녕 정권 편향적이며 정책 독주와 대못 박기를 용이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위원은 총 21명인데 추천권이 ▲대통령 5명 ▲국회 9명 ▲교육부차관 1명 ▲교육감협의체 1명 ▲대교협·전문대협 2명 ▲교원단체 2명 ▲시도지사 및 기초단체장협체 1명이다. 정부·여당 인사가 손쉽게 과반이 되는 구조다.

또 재적위원 과반수의 요구로 개의하고,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토록 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도 정권이 마음만 먹으면 일사천리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정권의 일방적인 교육정책 수립에 절차적 정당성만 부여해주는 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

위원회 성격도 문제다. 법안에서는 국가교육위를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독립적인 기관이 아닌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소관사무, 역할 등의 상당 부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래서는 운영과 활동의 독립성마저 담보할 수 없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정치와 선거에 휘둘리며 뒤바뀌는 우리 교육의 고질적 폐해를 극복하고, 국민적 논의와 합의를 통해 국가 백년대계와 비전을 마련하자는 데 설립 취지가 있다. 그래서 한국교총을 비롯한 사회 각계가 20여 년 전부터 초당적, 초정권적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주창해 온 것이다.

교총은 “오늘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 같은 바람과 요구를 철저히 외면하고 오히려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안을 졸속 처리했다”며 “설립단계부터 합의 정신이 훼손되고 일방‧편향적인 국가교육위원회를 누가 인정할 것이며, 그런 국가교육위원회가 수립한 정책을 누가 공감하고 합의할 것인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말 한마디에 국가교육위원회의 근본정신을 훼손하고, 나아가 거꾸로 왜곡한다면 그 역사적 과오의 책임은 반드시 지게 될 것”이라며 “정치에 흔들리지 않는 교육! 국민과 교육계의 20년 한결 같은 염원에 역주행하지 말고 정치 편향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allright503@naver.com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0276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