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음악을 주도하는 Piano On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은정기자 

피아노 온 제공
피아노 온 제공

 

 2021 삼모아트센터 ‘PIANO FESTIVAL & Contemporary Classic’이 오는  6월 29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삼모아트센터 라비니아홀에 열린다.  삼모아트센터가 주최하고 Piano ON이 주관한다. 피아노 솔로와 듀오등 한국 창작곡들이 연주되어서 K-Classic 레퍼토리들이 새롭게 선을 보인다. 


신만식 ‘Prelude’ (초연) (피아노 김효진) 
이재신 ‘2 Tangos’ for 1 piano 4 hands (최민혜, 문보미) 
이재홍 ‘Patterns’ (유지현) 
김은혜 ‘십이지’ 중 ‘쥐, 개 (초연), 말’ for 2 pianos (이혜경, 양수아)  
박영란 ‘Lingering Memories’ (김효진) 
성용원 ‘꼬부랑 아리랑’ for 1 piano 4 hands (초연) ( 유지현, 문보미)

정순도 ‘하슬라의 달빛’ for 2 pianos (양수아, 이혜경)

Piano ON은 중앙대학교 피아노전공 이혜경교수의 제자동문을 주축으로 결성된 피아노앙상블 연주단체로, ‘On’은 ‘온전하다, 지속되다, 무대에 올리다‘라는 의미이다. 2005년 창단 이후, 100여회의 연주회를 통해 300여곡의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창작곡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미래지향적인 기획으로 관객과의 신선한 소통을 추구해 오고 있다. 

피아노 온 제공
피아노 온 제공

 

Program Note

‘Prelude’ (초연)
프렐류드는 패시지나 화음이 비교적 자유롭게 교체되는 자유롭고 즉흥적인 음악 양식의 짧은 악곡으로 작곡가만의 관점에서 재해석 해보았다.


‘2 Tangos’ for 1 piano 4 hands
<두 개의 탱고>는 연출가 김재청의 의뢰로 작곡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작곡됐지만 각기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탱고였다. <블랙 쉐도우>는 무용 작품에 사용될 무용곡이었고, <올라 인천 탱고>는 당시 인천시 예술지원사업인 인천아트플랫폼의 입주작가로 선정된 김재청의 공연제작 창작품으로 만들어졌다. 탱고는 원래 남녀 짝을 지어서 추는 춤이지만 <블랙 쉐도우>는 혼자 춤을 추는 무용수를 위한 곡이다. 느리고 슬프게 시작하는 탱고는 짝 잃은 무용수의 마음이다. <올라 인천 탱고>는 작업 내내 찾았던 인천항의 느낌이다. 우리에게는 슬픈 역사와 애환이 인천항에 있지만, 항구의 활기를 탱고에 불어넣고 싶었다. 그래서 제목에 안녕이라는 의미의 스페인어인 ‘올라’를 넣었다. 이번 연주회의 편성은 원래의 편성과 다르게 네 손을 위한 작품으로 편곡된 것이다. 둘이 연주하는 탱고라서 더 이상 외롭지 않은 곡으로 탄생하길 바란다.


‘Patterns’
이 곡을 구성하고 있으며 음악적으로 서로 다른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4개의 주제는 반복해서 등장하면서 전개된다. 이 주제들을 하나의 패턴으로 인식한다. 각각의 독립된 이들은 서로 대비되면서 전체 구조는 음악적인 콜라주(collage)를 형성한다. 처음 나오는 것은 오른손과 왼손의 리듬이 반복적이며 폴리포니를 구성하고 있는데, 옛날 타자기의 소리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두 번째는 코랄풍의 패시지, 세 번째는 빠른 아르페지오로만 되어 있으며 마지막은 국악 리듬을 가져와 생뚱맞은 효과를 노렸으며 서로를 강하게 대비 된다.


‘십이지’ 중 ‘쥐, 개 (초연), 말’ for 2 pianos
우리는 자신이 태어난 해에 따라 저마다의 ‘띠’를 가지고 있다. 12동물 –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 들로 이루어져 있는 이 ‘띠’는 생년월일과 연관 지어 운세를 점치는 등, 우리 생활 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 ‘띠’의 상징적인 수호신상인 12동물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들을 가지고 있듯이, 음악적으로도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며,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한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이번 연주에서는 십이지의 열두 동물 중 3개(쥐, 개, 말)의 띠를 선택하였다. 이 세 작품 하나하나는 사주와 관련된 띠의 일반적인 특징뿐 아니라 각 동물의 특징과 이미지 그리고 띠에 해당하는 실제 인물들을 생각하며 작곡된 복합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졌다. ‘다산’의 상징인 ‘쥐’는 새날을 준비하는 분주한 움직임을 밝은 분위기로 표현하였고, ‘충성’의 상징인 ‘개’에서는 반복되는 지속 저음 위에서 리듬과 선율이 반복된다. ‘추진력’의 상징인 ‘말’에서는 갤러핑 스텝으로 달리는 말의 모습이 끊임없는 증4도 관계로 표현된다.


‘Lingering Memories’
“저 멀리 사방으로 흩어져 있던 희미한 기억의 조각
사라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고,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온다.”
“어느덧 기억 속의 기억은 고리와 고리로 엮여
지금 이 순간
명료하게 눈앞에서 춤을 춘다.”

피아니스트 임효선 위촉곡 “Lingering Memories” 는 사라지지 않는 기억의 여운을 우리나라의 밀양아리랑 선율의 해체와 재구성으로 표현하였다. 곡 시작 부분은 단2도, 장2도, 단2도, 단3도의 음정 관계로 형성된 음계의 반복을 통해 사라지지 않는 희미한 기억을 묘사하였고 점차적으로 밀양아리랑의 부분선율을 작품의 앞부분 사이사이에 배치함으로써 희미한 기억이 현실 속으로 다가가며 간헐적으로 구체화 됨을 표현하였다. 중간 부분은 해체되었던 밀양아리랑의 선율이 등장하는데 이는 처음에 사용되었던 단2도, 장2도, 단2도, 단3도 구성의 음계가 장2도, 단2도, 장3도, 단2도, 단3도 구성인 5음 음계로 변형되어 명료하게 나타나는 현실 속 기억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꼬부랑 아리랑’ for 1 piano 4 hands (초연)
포데기에 감싸져 어머니의 등 위에 업혀 들었던 자장가와 “옛날 옛날 갓날 갓전에” 하면서 할머니가 읊어주던 어린 시절의 아리랑 이야기 고개에 빠져보자!


‘하슬라의 달빛’ for 2 pianos
하슬라의 달빛!
강릉 경포대에서의 달빛은 사뭇 남다르다. 오랜 시간을 항상 그 자리에서 있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그 자리에 있을텐데도 자꾸 고개를 들어 다시 보게끔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 하슬라의 달을 보고 있노라면 어릴 적 추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사진처럼 지나간다. 사랑이 지나가고 천진난만한 웃음과 마음 에린 눈물이 지나간다. 거기에 나도 지나간다. 눈에 아른거리는 회상의 종착점에서 매료된 달빛은 지금도 잊지 못하는 나의 아련한 옛 모습을 하나씩 소환하고 있다. ‘하슬라’는 강원도 강릉의 옛 이름으로 해와 밝음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고구려 미천왕 시절부터 ‘아스라이 크고 넓은 땅’이라는 뜻의 ‘아스라’로 불리던 강릉은 이후 강을 의미하는 ‘하’, 구릉을 의미하는 ‘슭’, 그리고 나라를 의미하던 ‘라’라는 한자음을 차용하여 ‘하슬라’로 불리게 되었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하슬라의 달빛>은 눈썹달(初月), 달무리(月暈), 달빛 연모(月戀), 달의 꿈(月夢), 홍운탁월(烘雲托月), 아련한 추억 등의 여러 인상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 표현한 작품이다.
음악적으로도 어떤 고정된 형식이나 중심 조성에 의해 콘트롤된다기 보다는 모티브를 포함한 몇 개의 주제 선율이 넓은 음역대를 화성적 언어와 대위적 아이디어들로 자유롭게 색칠하며 달빛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정감을 이야기한다.

그 단편적인 모티브들은 각자의 개성적인 특징을 가짐과 동시에 전체의 한 부분으로써 가지는 통일성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음형변주의 성격을 띠고 있는 <하슬라의 달빛>에서 달의 이미지가 주는 장/단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몽환적이며 잔잔한 색감을 조성하는데 일조하며, 이로 인한 피아노 색채에 의한 인상의 흐름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피아노 온 제공
피아노 온 제공

 

Contemporary Classic

시대적 과제와 고민, 방향과 미래, 21세기의 한국창작곡에 대한 숙고와 혁신, 이와 같은 담론을 풀어갈 작곡가 7명의 피아노곡을 피아노온이 초연하게 되어 기쁘다. 이들 7명의 음악이 2021년 대한민국에서의 현대클래식음악(Contemporary Classic)이지 않겠는가?

같이 들어보고 미지의 문을 열어보자. 창작곡에 대한 애정과 보급이라는 시대정신을 가진 연주자의 위촉이 지속적인 창작곡 발표의 자양분이다. 천고의 길을 걸어가는 피아니스트 이혜경과 그녀가 이끄는 피아노온과의 동행은 그래서 영원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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