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묵 칼럼니스트
김홍묵 칼럼니스트

[내외뉴스통신] 김홍묵 칼럼니스트

“코리안(Korean)은 '한국 사람‘인가?”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은 4년 전 출간한 <한국 사람 만들기>에서 코리안을 다섯 부류로 구분했습니다.

▴노스 코리안(북한 동포)

▴미국에 사는 코메리칸(Komerican 재미 교포 또는 韓人)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 교포(在日; 자이니치)

▴중국 국적의 조선족(朝鮮族)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의 고려인(高麗人)

함 원장은 1983년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순직한 고 함병춘(1932~1983) 대통령 비서실장이 하버드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1958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사는 다섯 부류 코리안의 정체성을 ▴친중 위정척사파(서양 침입에 맞서 전통 수호) ▴친일 개화파(부국강병 건설) ▴친미 기독교파(미국 모델로 기독교 정신 배움) ▴친소 공산주의파(반제국주의 평등 추구) ▴인종적 민족주의파(이념보다 혈통 강조)로 나누었습니다. 

줄곧 미국에서 공부한 함 원장(존스홉킨스대 정치학 박사)은 “정체성의 차이를 알아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며 “저마다 치열한 삶이 녹아있는 정체성이 다르게 형성돼 왔음을 이해해야 화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저서 <한국 사람 만들기>는 역사를 돌아보며 미래를 만드는 작업이라며, “한국은 글로벌 스탠더드(세계적 표준)를 받아들이고 외부를 향해 열려 있을 때 번영했지만 문을 닫았을 때는 쇠퇴하고 몰락했다” 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오늘날 남한에 살고 있는 우리는 외부의 다섯 부류보다 더 다기한 내부 코리안 집단들의 이전투구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권력의 판을 뒤엎은 촛불 세력 주도자를 자처하는 민노총과 전교조 ▴남쪽 대통령을 옹위하며 장기집권을 노리는 386과 586세대 ▴아련한 단맛의 기억에 취해 허우적대는 보수 기득권 세력 ▴북에 쌀과 전력 백신을 주지 못해 안달하는 정치인과 공직자 ▴땡볕과 혹한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부르짖다 주저앉은 태극기부대…. 목소리 우렁찬 코리안들입니다. 

그런데 이들 집단은 서로가 다른 집단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청체성(正體性 identity)은 어떤 존재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을 말합니다. 그 존재의 특성은 인간 내면에 형성된 자아(自我)나 제도보다 외형으로 드러날 때 더 명확해집니다. 병역을 면제받은 양심(良心)이라는 자아 정체성보다, 생존경쟁과 진화를 거쳐 뭍에서 물로 간 물개·바다사자·바다코끼리의 실체적 정체성이 훨씬 확연한 것처럼.

그러나 어떤 개인이나 집단도 스스로 존재 가치를 알리고, 남으로부터 지속가능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쇠망 멸종하고 맙니다. 물로 간 개·사자·코끼리들이 고기나 가죽만을 탐하는 인간의 탐욕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선각자들은 인간의 보편적 가치와 상식에 바탕한 정체성이 왜곡된 허구적 평등·공정·정의·평화·자유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홍묵 촌철] 경북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 前한국일보-동아일보 / 前대구방송 서울지사장 / 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 내외뉴스통신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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