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최충웅 박사.

[내외뉴스통신 칼럼] 지난 1년 반, 지긋지긋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핵심 첨병은 ‘AI’와 ‘빅데이터’이다. 초기 감염병이 유행할 것이라는 예측부터 확진자 동선 파악, 잠재적 감염자 선별, 의료자원 관리, 진료 효율성까지 AI와 빅데이터의 역할이 광범위하다. 또한 백신, 치료제, 바이오 분야에 까지 접목되어 다양한 활약과 공헌이 크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일등공신은 바로 AI와 빅데이터다. 일반적으로 백신 개발은 먼저 동물에게 사용해 보고 부작용 점검 과정과 최종 임상까지 몇년에서 10년 정도까지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간은 약 10개월 정도로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시간 단축을 한 것도 AI의 혁신적인 공로다. 코로나19에 효과 있는 기존 약물의 수만개 후보 물질 중 큰 효과가 기대되는 물질을 재빨리 찾아준 덕분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기존 의약품 연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를 요구했다. 감염 속도가 빨라 기존의 전통적인 질병 연구방법으로는 힘들어 AI, 빅데이터로 역학조사뿐 아니라 환자와 질병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연구부터 출시까지 모든 절차가 ‘패스트트랙’으로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AI가 질병 진단에만 머물지 않고 환자 예후 판단, 신약 개발 등 의료 현장 곳곳에서 활용되면서 의료 활동에 혁혁한 공적을 쌓고 있다.  

AI는 또 백신의 효율적 배포에도 활용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냉동·냉장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수천만 명의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환자 상태, 접종 횟수, 백신 온도 등을 AI가 관리하고 있다. 백신 관리 기업으로 참여한 오토메이션애니웨어에 따르면 약 한달 사이 1만4000명을 관리했으며, 기존에는 1만여 명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약 4개월이 걸렸지만, 이 회사가 개발한 AI기반 백신 추적 솔루션을 활용해 약 3개월을 절약했다고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환자 예후를 예측하는 과정에도 AI가 활용된다. 삼성서울병원 등 전국 12개 병원 등이 개발 중인 AI 예후예측 솔루션은 AI가 환자 중증도 및 악성 예후를 판단하고 적절한 병상 분배까지 가능하다. 감염병 확산 시 대다수 의료 기관이 겪을 병상 수 부족 현상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AI, 5G 네트워크,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방역 기술이 개발·출시되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을 통한 건물 출입통제 시스템을 비롯해 로봇으로 방역 진행이 가능하다. QR코드와 전화 통화 체크인을 통해 사람들의 동선을 확인·추적하는 등 다양한 기술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정부가 스마트시티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역학조사 지원 시스템은 휴대전화 위치 정보와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 빅데이터를 취합해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10분 내에 찾아낸다. 확진자가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추적하는 것도 이 시스템이 활용된다. 음식점, 카페 등 어디에서나 일상화 된 전자출입명부도 정보기술(IT)이 적용되고 있다. ‘QR체크인’의 전자출입명부는 사람들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 확진자가 나왔을 때, 감염 경로와 밀접접촉자 등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된다. 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 QR코드 기반 시스템을 탑재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로봇이 시선을 끌고 있다. 대형 병원이나 정부청사에서 실증 중인 AI로봇은 출입자를 대상으로 열화상 카메라와 인공지능 안면인식 장치를 연동해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최첨단 장비를 갖췄다. 실시간 발열 체크가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은 기준 이상의 온도가 감지됐을 때는 경보음 메시지가 울리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을 때도 음성으로 마스크 착용을 안내한다. 

또 다른 로봇은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자율주행을 하며 공기청정과 자외선 바닥살균 등을 수행한다. 방역 기능 외에도 민원안내, 동영상 홍보 등의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의 한 병원에 의료진 대신 로봇을 배치한 임시병동이 생겼다. 로봇이 하는 일은 환자들에게 식사와 음료, 약물을 제공하고 병동을 소독하는 것이다. 의료진은 환자들의 체온 측정 센서 정보를 스크린을 통해 확인하고 로봇에 원격으로 지시를 내린다. 
 
국내에선 서울시 감염병관리기관인 서울의료원에 시범적으로 세 종류의 로봇이 투입됐다. 자외선을 쏘아 살균해주는 로봇유버,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는 로봇 테미, 환자들의 의류와 폐기물을 옮겨주는 로봇 따르고가 배치됐다.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스페인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4대를 이용해 코로나19 진단검사 능력을 하루 2만 명에서 8만 명으로 늘린다고 했다.

접촉을 통한 감염 위험이 큰 전염병 대처에 로봇이 더 절실하다. 로봇은 위험한 일을 대신해주며,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어 힘든 일을 대신해주고, 일을 빨리 수행하는 장점이 있다.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코로나19 같은 위중한 사태는 로봇을 잘 활용할 절호의 기회이다. 로봇은 발열 측정, 소독, 격리환자 지원, 진단검사용 표본 채취 같은 일을 수행할 수 있어 사람들이 병원체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민첩하고 섬세한 인간의 손길을 대신하거나 피로에 지친 의료진을 대체할 만한 수준은 되지 못한다. 로봇 연구자들과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로봇 연구와 개발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 제4차 산업혁명의 진행과정에서 헬스케어 분야가 매우 활발하다. 인간의 욕망인 장수의 해결사 수행을 해 낼 것인지 관심의 초점이다. 의료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핵심 첨병 역할을 하는 ‘AI’분야에도 난제들이 산적하다. AI가 제 몫을 하려면 풍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수집된 데이터들은 감시 도구로 악용될 여지도 있으며 개인 사생활 침해 문제가 뒤따른다.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인권과 사생활 보호를 전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충웅 (崔忠雄) 언론학 박사 주요프로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고정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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