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권혁수’ 기획초대전 관람 후 간담회...무형문화재 지정 위한 다양한 의견 교환
후계자 양성, 전수관 건립 등 시급한 행정적 토대 마련 요청
전국 유례없는 ‘문방사우’ 조합으로 중부4군 관광자원 활성화 제안

▲3대 전승자 ‘권혁수’ 벼루장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해 10일 진천 출신 명사들이 진천 종 박물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건수 기자)
▲3대 전승자 ‘권혁수’ 벼루장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해 10일 진천 출신 명사들이 진천 종 박물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건수 기자)

[진천=내외뉴스통신] 이건수 기자

진천 상산자석벼루 전통의 맥을 홀로 이어가고 있는 3대 전승자 ‘권혁수’ 벼루장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해 진천 출신 국회의원, 군수, 군의장, 도의원, 단체장, 기업인, 군민 등 명사들이 한 마음으로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들은 10일 조선시대 각광받던 진천 상산자석벼루의 역사와 우수성을 이해하고, ‘권혁수’ 벼루장의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하고자 기획된 ‘붉은 돌, 붉은 마음 상산자석벼루’ 초대전을 관람 후 ‘권혁수’ 벼루장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에 한 뜻이 모아졌다. 

이 자리에는 임호선 국회의원(진천·음성·증평)을 비롯해 송기섭 진천군수, 김성우 진천군의장, 임영은 충북도의회행정문화위원장, 이재명 진천군의원, 강문식 환경관리공단서울동부본부장, 신홍섭 농어촌공사진천지사장, 최창호 前 흥덕구청장, 유재윤 진천읍중심지추진위원장, 김태옥 법무사, 이범성 토석연와대표/파인테크닉스 이사, 신고호 진천군수박작목반회장, 이재민 초평면주민자치회사무국장 그리고 진천군청 남은숙 문화관광과장, 이인석 관광담당 및 군청 관계자 등 20여명이 함께 했다.

임호선 국회의원(왼쪽)이 무형문화재 지정 관련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옆에는 송기섭 진천군수(가운데), 이재명 진천구의원(오른쪽) (사진=이건수 기자)
▲임호선 국회의원(왼쪽)이 무형문화재 지정 관련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옆에는 송기섭 진천군수(가운데), 이재명 진천군의원(오른쪽) (사진=이건수 기자)

참석자 소개 후 이어진 인사말에서 임호선 국회의원은 “고향인 진천군에 91-92년 근무 시 내방객들에게 상산자석벼루를 선물로 드렸더니 매우 흡족해 했던 기억이 새롭다”며 “여기 모인 분들이 하나로 힘을 모이면 ‘권혁수’ 벼루장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이번 ‘권혁수’ 벼루장의 상산자석벼루 기획초대전 관람은 매우 뜻이 있고 의미가 있다”며 “양적인 성장과 같이 질적인 성장을 통해 문화·예술의 정체성을 찾는데 진천군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받아 후대에 길이길이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혁수’ 벼루장은 “바쁘시고 귀하신 분들이 저를 위해 이렇게 대거 참석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참석자들을 전시실로 안내했다.

권혁수 벼루장(왼쪽)이 참석자들에게 상산자석벼루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혁수' 벼루장(왼쪽)이 참석자들에게 상산자석벼루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권혁수’ 벼루장(왼쪽부터)이 송기섭 진천군수, 임호선 국회의원, 김성우 진천군의장, 이재명 군의원 등에게 벼루제작도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건수 기자)
▲(왼쪽부터) ‘권혁수’ 벼루장이 송기섭 진천군수, 임호선 국회의원, 김성우 진천군의장 등에게 벼루제작도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건수 기자)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전시관에는 ‘권혁수’ 전승자의 벼루작품 40여점과 벼루 제작도구 30여종이 전시돼 주말에는 2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참석자들은 다양한 벼루작품을 둘러보며 상산자석으로 만든 권 벼루장의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고, 특히 진천을 상징하는 ‘농다리’를 표현한 벼루 앞에서 시선이 집중되곤 했다.

진천군을 상징하는 '농다리'를 표현한 상산자석벼루 작품1
▲진천군을 상징하는 '농다리'를 표현한 상산자석벼루 작품 (사진=이건수 기자)

참석자들은 작품을 관람하면서 수시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진천군이 시 승격을 앞두고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과 병행해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씀처럼 역사·문화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또한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인 문화예술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인데 현재 후계자도 없고 전수관도 없는 상황에서 ‘권혁수’ 벼루장이 생존해 있을 때 문화재 지정을 하지 못하면 결국 상산자석의 맥은 끊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권 벼루장도 "이렇다 할 지원을 못 받고 있다 보니 이어갈 전승자를 찾을 수 없는 현실이 제일 안타깝다”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전승관부터 건립해야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초중고 학생도 중요하지만 대학생이나 일반인들이 벼루에 관심을 갖게 되도록 기회를 자주 제공할 수 있는 행정적 뒷받침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는 이재명 진천군의원 (사진=이건수 기자)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는 이재명 진천군의원 (2020.06.17) (사진=이건수 기자)

참석자 중 이재명 진천군의원도 지난해 6월, 제278회 정례회 본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진천을 대표하는 ‘상산자석벼루’의 유구한 전통을 살리고 널리 알리고자 하는 바람에서 석진 ‘권혁수’ 3대 전승자를 충북도무형문화재로 지정해 전통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자석벼루를 홍보하고 학습할 수 있는 박물관 또는 전수관 등의 건립”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또, 권 벼루장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중부4군이 전국 유례없는 ‘문방사우’ 조합이 완성돼, 자석벼루의 계승과 발전은 물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 방안도 제시됐다.

송기섭 군수도 “증평의 붓, 괴산의 한지, 음성의 먹 그리고 진천의 벼루가 함께하는  ‘문방사우’ 관광자원을 4군 연대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임호선 의원은 “권 벼루장이 무형무화재로 지정돼 진천의 역사성과 대표적 문화유산으로 길이 보존되고 후손들에게 교육적 체험현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힘을 써 보겠다”고 피력했다. 

사진=이건수 기자
사진=이건수 기자

참석자들은 한 결 같이 진천 상산자석벼루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도록 방치하는 것은 국가적 문화손실은 물론 진천군민으로서의 자긍심과 문화적 인식부족이라는 절박함도 깔려 있어 더더욱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후손을 위해 소중한 문화예술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은 우리들 모두의 막중한 책무이기도 하다.

한편 진천에는 조선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상산자석’으로 만든 벼루로 유명했다. ‘상산’은 진천의 옛 지명이다.

초평면 두타산 일대의 암석이 붉은색을 띄고 있어 자석(紫石)이라 불리었다. 이 붉은 돌을 이용한 축조물과 가공된 기록은 남아있다. 바로 통일신라 말기 천년산성이라 불리는 초평의 '두타산성'과 천년 세월을 버텨온 ‘농다리’이다.

오는 25일까지 기획초대전이 열리는 전시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진천 상산자석벼루 3대 전승자 '권혁수' 벼루장 (사진=이건수 기자)
▲오는 25일까지 기획초대전이 열리는 전시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진천 상산자석벼루 3대 전승자 '권혁수' 벼루장 (사진=이건수 기자)

이러한 돌로 만든 ‘상산 자석벼루’는 조선시대 최고의 벼루로, 주변국의 사신들에게는 최고의 특산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대 흐름에 밀려 진천 ‘상산자석벼루’가 사장될 위기에 처하자 1대인 고(故) 김인수씨가 온갖 노력 끝에 맥을 살렸고, 2대 유길춘씨를 거쳐 ‘권혁수’ 씨가 유일하게 상산자석벼루를 전통방식으로 제작하는 3대 전승자로 남아 혼신을 바쳐 작업에 임하고 있다.

때문에 ‘권혁수’ 벼루장의 충북 무형문화재 지정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이다.

geonbajang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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