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언론학 박사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칼럼니스트 

연일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의 장바구니엔 한숨만 쌓인다. 특히 밥상 물가와 생활품목이 천정부지로 오르다 보니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것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누계 대비 12.6% 뛰어올라 10년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1991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파 가격은 156.6% 폭등해서 금쪽 파가 됐다. 1994년 이후 27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달걀의 경우 지난해 말 확산하기 시작한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54.9% 올라 2017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부는 달걀 가격 상승에 대비해서 지난달 수입 물량을 7천만개로 확보했다고는 하나 아직 가격 안정에는 가시적인 영향이 보이질 않고 있다. 사과(54.3%), 배(47.0%), 마늘(48.7%), 고춧가루(35.0%) 등도 가격이 많이 뛰었다. 

기름값도 뛰고 있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L당 1600원을 넘어섰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9.9%, 농축수산물은 10.4%, 개인서비스는 2.5% 각각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 많이 오른 품목은 보험서비스료(9.6%) 등이다. 올 하반기에 국제유가는 2014년 이후 처음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1.6%에 그쳤지만 무상교육 등 여파로 고등학교납입금·학교급식비 등 품목이 100% 감소한 것이 전체 지표를 낮췄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요인으로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개인서비스 상승세가 물가 상승에 영향력을 주도한다는 진단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4% 상승했다. 2분기(4∼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5%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3개월째 2%대를 유지했다. 이는 2012년 1분기(3.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초부터 점차 폭을 키워가다가 4월(2.3%), 5월(2.6%)에 이어 3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넘은 것이다. 2분기 물가상승률은 분기 기준으로 2012년 1분기(3.0%) 이후 9년 3개월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정부는 아직 물가상승을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인데, 연내 2% 이내로 조절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경제학자들 경우 해외물가 상승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봤을 때 향후 물가하락 요인이 많지 않다는 견해다. 또한 일각에선 최근물가 상승세는 일시적이지 않고 3분기에도 곧 투입되는 2차 추경예산 등 막대한 과잉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때 예산이 400조5000억 원이었는데 올해 1, 2차 추경을 합쳐 604조7000억원으로 50%나 늘었다. 내년 본예산도 더욱 재정확대 기조를 이어갈 태세다. 2차 추경 33조원에 소득 하위 80% 국민에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재난지원금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손실보상, 카드 캐시백 등으로 대부분 현금성 지원이다. 방역 비상을 내세우고 소비 진작을 핑계로 예산을 마구 뿌려 놓고 보자는 식이다. 물가관점에서 보면 상승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재정 살포는 불난 물가에 기름 붓는 격이다. 소비진작 정책이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결합할 경우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치솟는 물가 폭등에 인플레 현실화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다 부동산·주식에서 가상화폐까지 자산시장도 과열 조짐이다. 과잉 유동성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킬 경우 인플레이션을 불러 올 공산이 큰 것이다.  

폭등하는 물가고에 아파트 값 상승은 무주택 국민들에겐 절망이요 큰 고통이다. 물가 상승에 대한 복합적인 체감도는 더욱 크다. 상반기 아파트 값 상승률이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넘어섰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아파트 값 상승률은 전국 9.97%, 수도권 12.97%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 전국 9.65%, 수도권 12.51%를 반년 만에 추월했다. 아파트 전셋값도 뛰어올랐다. 상반기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국 5.54%, 수도권 7.14%로 2010년대 초 전세대란 이후 가장 높다.  
 
문재인 정부 4년여 동안 25차례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어도 결과는 실패였다. 집값 안정 대책으로 금리 인상만 가져왔다는 비판이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지난 ‘국민면접'에서 이구동성으로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패작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그러나 이렇다 할 대책도 제시 못했다. 

밥상 물가 고공행진에 주부들은 “장보기가 겁난다”며 한숨만 몰아쉰다. 꿈틀거리는 공공요금 에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또한 곧 닥쳐 올 추석물가가 도사리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에 물가 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는데 돈 풀기에만 급급하게 매달려선 안된다. 다음 세대에 나라의 빚더미만 안겨줘서 되겠는가. 정부는 재정지출 줄이고 통화 긴축정책으로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서민생활 안정과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 차단을 위해 선제적인 대응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필자 주요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 심의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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