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온 베트남 여성 및 근로자들의 통역과 상담으로 안착에 역활

[보은=내외뉴스통신] 주현주 기자 = 보은다문화센터가 보은으로 시집온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조기 정착에 큰 역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보은다문화센터에는 다문화가정 여성 및 근로자들이 살면서 부딪치는 각종 상담이 하루 평균 10-20여건 정도 문의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지난 2006년 보은으로 시집온 응오 티 트엉씨32)는 이곳 다문화센터에서 통역 및 상담사로 근무하며 동포들의 애로사항을 자체 도는 기관과 연결해 도와주는 역활을 하고 있다.

트엉씨는 베트남 호지민시 인근이 친정으로 벼농사를 하는 아빠와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엄마 사이에서 1남 2녀의 장녀로 태어났다. 한국은 한류열풍이 불며 드라마를 접하면서 알게됐고 한국이 좋아져 시집까지 오게됐다. 그녀는 한국의 첫 인상에 대해 "도시는 밝고 화려했지만 차를 타고 보은으로 오면서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 조금은 무서웠다"고 말한다. 또 "산외면이 시집인데 여름은 괜찮았지만 겨울에 눈 오는 것은 신기했지만 너무 추워 고생한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남편과 시집의 따뜻한 배려로 보은읍에 살면서 다문화센터에 근무하며 이제는 한국생활에도 내공이 생겨 운전면허까지 취득해 자동차를 운전하고 다니고 아이들의 학교생활에도 간간히 찾아보고 다문화교사로도 가끔 출강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잊지 못하는 기억으로 "지금은 5학년인 큰딸아이를 출산하고 난 후 동네 어르신들이 매일같이 아기를 보러와서 놀랐다. 지금 생각해 보니 혹시 다른 피부색을 갖지 않았나 보러 온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다문화센터에서 하는 일에 대해 묻자 그녀는 "보은지역에 베트남 출신 다문화가장 주부가 약 200여명 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부부가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녀,시부모,친정 등 공동체의 문제다. 그런문제들의 하소연이나 푸념을 들어 주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다문화센터에 보고해 각급 기관과 연계해 해결 또는 방안을 제시해 주는 역활과 의사소통문제로 곤란한 경우 통역지원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상담 내용을 묻자 트엉씨는 "경제적인 것과 언어 소통의 문제, 부부문제,자녀교육,시부모와의 문제"라며 "한국은 베트남과 역사나 풍습적인 면에서 비슷하지만 남편들이 대체적으로 성미가 급한 것 같다"고 말한다.

"부부상담을 해보면 남편들이 대체적으로 부인의 의견을 잘 듣지 않는 것 같다"며 "남편들이 부인의 목소리를 한 번쯤을 이해하고 들어줬으면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고 쉽게 풀릴 수 있는데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아이들은 학교 끝나면 놀 시간도 없이 거의 학원으로 또 다시 공부하러 간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권하고 싶지 않다. 어려서 많이 놀고 자연과 친해지고 중간정도 하면 인생사는 데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대신 베트남어를 일상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 이라고 생각한다"고 여느 주부와 같이은 교육관을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소아과나 산부인과가 보은에도 있지만 청주로  가는 횟수가 많다"며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더 보완을 해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불편함이 해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굉장히 좋아졌지만 근로자들이 상담을 하면 거의 임금체불이나 한국사람과 동등한 대우가 아닌 차별을 느낀다는 상담이 많다. 피부색과 언어만 다를 뿐이지 그 사람들도 자기 나라로 돌아가면 한 집안의 소중한 가장이자 아빠 엄마다. 좀더 동료이자 이웃인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아침식사를 거의 집에서가 아닌 길거리 음식이나 식당에서 사먹는데 비해 한국은 "아침밥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며 새벽부터 일어나 밥하고 아이들 학교가는 것 챙기랴 며느리,아내,엄마의 역활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적응이돼서 괜찮다"며 "한국에 일하러 온 근로자들이 서로 정보도 교류하고 고향의 향수를 달레며 음식도 해먹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은다문화센터 박달환 소장은" 트엉씨는 부지런하고 밝은성격으로 다문화여성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베테랑 한국인" 이라며"다문화센터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트엉씨는 "다문화가정은 두 나라의 언어와 풍습,문화 등을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어 오히려 더 경쟁력이 있다"며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이 정착해 정다운 이웃이 될 수 있도록 군민들이 기다려주고 이해해 주며 보듬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생활 12년차인 트엉씨는 남편과 초등학교  5학년 딸, 30개월 된 아들과 보은읍에서 다문화센터에 근무하며 그래도 다시 태어나도 한국남편과 결혼하겠다. 앞으로 마흔이 되면 한국의 질 좋은 화장품과 식품 등을 수출하는 무역업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보은다문화센터는 보은군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다문화여성들의 조기정착과 자립,자활을 위해 전문상담,통역서비스 지원 및  아시누리 까페를 운영하며 한국에서의 꿈을 키우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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