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50곡을 한 음반에 담은 가요계 기인 구자형의 음악세계가 궁금하다.

 

[서울=내외뉴스통신] 김덕팔 기자

시인이자 싱어송라이터,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의 스타 방송작가로 그리고 BTS 평전 시즌 1, 2, 3의 작가로 활동해 온 구자형이 6집 앨범 <파트 1. 품바/ 파트 2. SONG TO DYLAN/ 파트 3. 광대의 사랑>을 지난여름에 발표했고 여기엔 총 50곡이 실려 있었다.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이토록 단숨에 많은 량의 노래를 한꺼번에 발표한 경우는 매우 드물 것 같다.

전인권, 한영애, 한동헌, 한돌, 강인원, 남궁옥분 등이 참여한 바 있는 한국 모던포크 음악운동 모임 “참새를 태운 잠수함”(1975-1978)을 이끌었던 구자형은 70년대 초부터 2020년까지 만들기만 하고 발표를 미뤄왔던, 자신의 자작곡들이 어느 날 악보라는 새장 속에 갇힌 새들처럼 여겨져, 더 늦기 전에 저 새들을 하늘로 날려 보내야지, 마음먹고 통기타와 하모니카를 들고 녹음실로 향해 그의 표현에 따르면 “우주와 독대”한다. 그리고 마이크 앞에 서자 신비롭게도 “악보 속 음표들이 스스로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고 녹음 현장에서의 상황을 그는 기억한다.

그래서 만들어진 총 50곡의 노래들 중에서 타이틀곡 ‘품바’가 지난 10월 22일 유투브 구자형 TV를 통해 뮤직 비디오로 발표됐다. 자칭 ‘21세기 품바’ 구자형의 뮤직 비디오 <품바>는 서울의 대학로, 광장시장, 명동, 여의도 강변, 연남동, 홍대 앞, 서강대교 아래 강변, 이태원, 전철 1호선과 노량진역, 양화대교, 선유도 공원 등지에서 하루 여덟 시간씩 3일간에 걸쳐서 촬영이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안효진 감독은 뉴욕에서 영화 및 음향감독으로 지난 10여 년 간 활동해 왔으며, 대표작으로는 단편영화 Lucky Day(감독), 다큐멘터리 Ryuichi Sakamoto: Coda(음향)가 있다. 이번 뮤직 비디오에서는 촬영부터 편집까지 도맡아서 진행하였다.

안효진 감독은 “사랑과 자유”라는 품바의 바탕이 되는 주제를  갖고 현대적이며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품바의 캐릭터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다. 작품의 주인공인 가수 구자형은 이에 공감하였고, 자연스럽게 거리에서 이 시대의 품바가 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뮤비 <품바>에서의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마지막 부분 신에서 구자형이 붉은 루즈로 스스로의 얼굴에 서슴지 않고 일곱별을 그려 넣는 장면인데 이에 대해서 구자형은 “한국의 어머니들은 새벽이면 장독대에 정화수 떠 놓고 천지신명께 자식들 잘 되게 해달라고 국태민안, 나라가 평안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 오는 전통이 있어왔습니다. 그때 그 정화수 위에 비치는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온 세상 모든 품바의 기도와 기원을 대신해 하늘에 바치는 의미였습니다.”라고 말했다.  

품바가 뮤직 비디오로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이야기들이 우연처럼 인연 따라 이어져왔다. 품바는 임수정의 ‘연인들의 이야기’와 김승덕의 ‘아베마리아’, 산 이슬의 ‘이사 가는 날’ 등 많은 히트곡을 낸 바 있는 작곡가 계동균이 어느 날 영감을 받아 품바를 작곡했고 이후 구자형과 공동 작사한다.

그로부터 십여 명 가수들에게 새 노래 <품바>를 주려했으나 모두들 손사래를 치며 사양, 이에 대해 구자형은 “품바를 각설이, 거지로 오인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래 제목대로 인생이 정해진다는 가요계 속설이 있으니까 품바 노래 부르기를 거절했지 싶습니다. 하지만 품바는 인생철학이 담겨있죠. 사랑을 품고, 님 얼굴 품고, 이별까지 몽땅 품어서 사랑으로 정으로 용서로 뜨겁게 완성되는 인간, 그래서 품바의 넉넉한 마음은 빌 게이츠보다 더 부자인 그런 인생을 희구한 노랩니다. 한 마디로 자유로운 영혼의 21세기의 상징이 <품바>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품바란 말 자체도 무안의 어느 거지 왕이 십여 명의 오갈 데 없는 거지들을 위해, 밥을 얻어다 먹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에 무안에 살던 모노드라마 품바의 원작자이자 연출자인 김시라가 그 이야기에 감동받아 이를 연극화해 80년대 최고의 모노드라마로 성공할 수도 있었습니다.”

<품바>를 21세기 대중가요로 재해석한 계동균 작곡가는 “품바를 작곡할 때 5음계를 사용해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고, 흥얼거릴 수 있는 어깨춤 흥겨움이 가득한, 우리 시대 제2의 아리랑 같은 노래, 그래서 춤추다보면 진실의 눈물 한 방울 가슴에 적실 수 있는 노래를 소망했습니다.”라고 말한다.

공동 작사를 하고 노래까지 부른 구자형 또한 품바가 단순히 밥 얻어먹는 거지가 아니라 새로운 21세기 희망의 품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품바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나온 게 바로 “사랑을 품어서 품바라네....”라는 첫 구절 가사였다.

이처럼 구자형의 따뜻한 희망의 염원을 품은, 노래 <품바>가 우연이지만 2021년 모노드라마 품바 40주년을 앞두고 한국사회에 넉넉한 나눔과 정의 씨앗을 새롭게 서로의 가슴 속에 뿌리고, 품고, 가꾸고 사랑의 열매 맺어,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

그래서 ‘21세기 품바’ 구자형의 꿈처럼 21세기 <품바>가 현대의 민요처럼 널리 불려지는 가운데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지구인 모두가 승리하는데 크게 기여하길 응원한다. 그리고 21세기 품바 구자형의 호언장담처럼 BTS 다이나마이트에 이어 빌보드 핫 100 1위에 <품바>가 올라 그의 말이 언행일치가 셰계의 품바가 되길 바란다.

사진제공 계동균 작곡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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