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이슬 기자 =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대학가의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대에서 28일 역대 최대 규모의 교수들이 참여해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정화에 반대하는 서울대 현직교수·명예교수 382명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우려하며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정부·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취소하고 교과서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과거 2008년에도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 소속 381명 교수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수진들은 정부의 국정화 정책이 역사학과 역사교육의 문제는 집권층 일각의 정치적 고려가 앞선 무리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자를 맡은 김명환 영문학 교수는 "역사교과서 문제가 학문이 아닌 정치논란에 휘말리고 있다"며 "'이것이 왜 정치의 문제가 돼야 하느냐'란 질문이 서울대 교수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검정교과서를 문제 삼다가 반대여론이 거세지자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문제 삼는 점을 지적하며 "국정교과서를 시행하면 학문과 교육은 헌법이 보장한 자율성,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수진은 앞선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의 발언 중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정통성을 심어줄 것' 이나 '집필되지도 않은 교과서를 두고 더 이상 왜곡과 혼란은 없어야' 등의 부분을 놓고 유용태 역사교육과 교수는 "2011년에 검정심의위원으로 참여한 2014년판 한국사 교과서를 보니 어디에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비방·왜곡하는 내용은 없다"며 "교과서 어디에 그런 내용이 나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최갑수 서양사학과 교수도 "역사학의 존재이유가 아픈 과거도 기억해 미래를 풍요롭게 만드는 자기성찰의 재료인데 자랑스런 부분만 강조하다 보면 역사학의 본래 학문적 소임에 소홀해진다"고 말했다. 오수창 국사학과 교수는 "아직 국정교과서가 쓰여지지 않았다고 했는데 국정화라는 형식 자체가 정치적 간섭과 역사왜곡에 기반해 추진되고 있기에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달 2일 서울대 역사학 관련 교수 34명을 대신해 오수창 국사학과 교수가 국정화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했고 지난 22일에는 역사 관련 5개 학과 교수 36명이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었다.

김명환 교수는 "국정화 강행에 반대하는 앞선 성명들과 궤를 같이 한다"고 이번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한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서울대 교수들이 밝힌 대안적인 역사교재에 대한 향후 추진계획도 공개됐다. 오수창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적인 기반 위에서 헌법이 규정한 평화통일의 관점에서 교과서를 만들자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야당 정치인들과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거리시위에 대해서는 "교수 개인이 판단해 선택할 문제"라고 밝혔다.

asdfg0381@nbnnews.co.kr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255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