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여문 연지벼(胭脂稻). (허베이성 탕산시 펑난구위원회 홍보팀 제공)

(중국 스자좡=신화/내외뉴스통신) 정리 동환신 기자 = 중국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시 펑난(豐南)구 왕란좡(王蘭莊)진에선 특이한 벼가 자란다.

흰색인 일반 쌀과는 달리 연지곤지처럼 붉은색을 띤다고 해 '연지벼(胭脂稻)'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연지벼는 녹말의 주성분을 이루는 아밀로스 함유량이 많고 딱딱해 밥을 짓기엔 적합하지 않다. 반면 연지벼를 하룻밤 물에 불린 후 압력솥을 이용해 죽을 끓여내면 쌀알이 퍼지지 않고 탄력을 유지해 식감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탕산시 펑난구의 한 농가에서 이제 막 수확한 연지벼를 햇볕에 말리고 있다.(허베이성 탕산시 펑난구위원회 홍보팀 제공)  

탕산시 펑난구 연지벼 무형문화유산 계승자인 류스성(劉士生·62)은 연지벼의 재배 역사가 이미 300여 년에 달하며 청나라 때 궁궐에 상납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과거 배를 채우는 것이 중요했던 시기에 연지벼는 재배 난이도가 높고 생산량이 적어 수요가 공급을 못 미쳤다. 이 때문에 점차 생산량이 많은 다른 재배종으로 대체된 연지벼는 1980년도엔 거의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류스성은 연지벼가 재배 면적은 적지만 여전히 탕산시 일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종자를 얻어 본격적으로 재배에 돌입했고 다년간의 노력 끝에 중국 정부로부터 전통 벼 인증을 받았다.

그는 연지벼 재배부터 ▷가공 ▷파생 건강식품 ▷거래 플랫폼 등 전체 산업사슬을 아우른 농촌 관광 사업을 추진해 지역 발전에 일조했다. 류스성은 향후 연지벼를 이용한 식단과 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멍링치(孟令啟) 허베이성 농림과학원 빈하이농업연구소 연구원이 연지벼를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허베이성 탕산시 펑난구위원회 홍보팀 제공)

멍링치(孟令啟) 허베이성 농림과학원 빈하이농업연구소 연구원도 연지벼의 맥을 잇는 데 일조한 사람 중 한 명이다.

특히 그는 육종 전문가들과 다년간의 연구 끝에 과거 연지벼의 단점으로 지목됐던 낮은 생산량과 높은 인건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재배종을 개발했다. 신품종의 생산량은 전통 연지벼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멍링치는 향후 하이난(海南)에서 신품종 종자를 재배하는 실험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남방 지역의 기온이 높아 북방 지역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며 "재배를 가속화해 더 많은 사람이 신선한 쌀을 맛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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