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박사 (사진=nbnDB)
최충웅 박사 (사진=nbnDB)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칼럼니스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승패 결과는 24만7077 표 0.73%포인트 차이로 갈라졌다. 역대 대선에서 가장 적은 표 차이다. 개표동안 그야말로 숨막히는 초박빙 접전이었다. 선거기간 중 정권교체 여론은 53%를 넘나들었지만, 그의 지지율은 대선 기간 내내 여론에 미치지 못했다. 안철수 국민의 당 후보와 단일화를 했는데도 과반 득표에 실패한 것은 표심에 담긴 메시지를 깊이 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정권 교체를 택한 국민의 뜻은 윤 당선인이 내세운 ‘공정과 상식, 정의와 법치’를 열열이 갈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5년간 ‘내편’ ‘네편’ 갈라치기에 ‘내로남불’의 진영 정치와 정책 실패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크기에 가차 없이 심판했다. 권력에 취해 국민을 외면하고 정치를 그르치면 언제든지 국민이 등을 돌린다는 것을 숫자로 보여줬다. 선거에서 이겼지만 민심이 얼마나 매서운가를 보여준 것이다.

선거기간 중 여당 후보는 윤 후보를 미숙한 정치 초년생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국민들은 기성정치의 낡고 닳아 오염된 정치보다 살아있는 권력에 굴하지 않고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정치신인을 택한 것이다. 더구나 ‘국민이 키운 윤석열’을 구호로 내걸었던 당선인은 기존 파벌 정치권엔 진 빚이 없어 눈치 볼 것도 없이 실력과 능력 위주의 소신 인사가 가능하다. 그가 내세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그리고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겠다”는 초심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갈 것으로 국민들은 기대한 것이다. 국정 운영에 정치공학을 배제하고 국민만 바라보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믿은 것이다. 

검사 출신으로 정치 입문 8개월에 불과한 윤 당선인을 국민이 새 지도자로 선택한 것은, 정치권 전체가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열망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5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 힘이 공천한 4곳 모두 승리했다. 공천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국민의 힘 출신이 당선됐다. 민심의 깊은 뜻과 메시지는 그만큼 단호하다. 지난 10일 당선자 인사에서 “우리 앞에 진보와 보수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며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당선 의미에 대해서도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고 했다.

선거는 치열하기 마련이지만 이번 대선은 사생결단하듯 네거티브 공세로 점철되고 진영 간 갈등이 극심했다. 통합과 협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대선 직후 언론이 가장 많이 인용한 윤 당선인의 발언 또한 '통합'과 '협치'였다. 대선에서 이겨도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반쪽짜리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절반의 승리로 당선된 윤 후보에게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새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을 보듬고 공감과 화합을 얻어내 전 국민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새 지도자의 최대 과제이자 분열과 양극화로 병든 대한민국을 치유해야 할 큰 숙제다. 

통합의 출발은 인사(人事)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캠프·진영과는 무관하게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을 폭넓게 기용해야 한다. 표를 던지지 않은 국민 절반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협치의 상대방은 야당이지만 야당을 움직이는 건 국민 여론이다. 이런 포용과 개방의 정치는 여소야대의 높은 벽을 극복하는 필수적 요인이다. 

지금 당선인 앞은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나라 안팎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확산세는 꺾일 줄 모르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겹쳐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3고 파도’가 덮치고 있다. 문 정부는 그동안 나라를 반쪽으로 분열시켜 더욱 갈등의 벽은 높아졌고, 외교는 고립됐으며, 국가부채는 5년 동안 400조 원이나 불어나 나라 곳간에는 1000조원 넘는 빚이 쌓여 있다. 부동산 정책, 탈원전 정책, 일자리 정책, 경제 정책 등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허물기에 바빴다. 그 결과 일자리는 줄어들고, 집값은 폭등했으며, 국민은 빚더미에 올랐고, 청년들은 희망을 잃었다. 빈부격차는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 

윤석열 정부는 사회 곳곳에 병들고 상처난 곳을 치유하고 저성장, 양극화의 함정에서 벗어나 우리 산업과 시장을 지켜 내고 성장 동력을 되살리는 일이 시급하다. 300조 원에 이르는 공약 중 거품을 걷어내고 민생과 국익을 위해 옥석을 구분하는 혜안으로 정책을 선별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와 노동·교육·연금 등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4차산업 기술혁명을 견인하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함으로써 창의적 인재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외교안보는 위기상황으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5년간 문재인 외교는 북한과 대화로 평화를 추구했지만 외면당하고 돌아온 것은 평화가 아닌 핵·미사일 도발만 심해졌다. 북한에 뒤통수 맞고, 일본과 등지고, 중국에는 고개 숙이고, 미국에는 신용을 잃었다. 뒤틀리고 기울어져 균형감각을 잃었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가치와 원칙이 흔들렸다. 이제 새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위를 최우선하는 미래지향적 국익 중심의 외교를 펼쳐야 한다. 동맹과 우호국과의 폭넓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 높이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  

윤 당선인은 대선 승리가 문정부 실정의 단순 반사이익이 아니라는 점을 자신의 리더십으로 입증해 보여야 한다. 국정 전반에 산적한 난제 해결을 위해 당선인이 보여야 할 리더십의 요체는 ‘통합’과 ‘소통’ ‘신뢰’ 이다. 당선인은 무엇보다 찢기고 갈라진 국론을 한 데 모으고 증오와 갈등에 마침표를 찍어 대화합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최충웅 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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