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담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거의 매일 언론매체를 이용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유튜브 화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담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거의 매일 언론매체를 이용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유튜브 화면)

 

[내외뉴스통신] 이원영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이하 직함 생략)의 입이 선을 넘었다. 브레이크 없는 폭주열차를 보는 듯하다. 자기를 견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듯 매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을 향해 맹폭을 퍼붓고 있다. 한마디도 지지 않겠다는 태도다.

이준석이 내던지는 말에는 젊은 정치인의 화려한 ‘말빨’을 무기로한 정치적 방어와 공세만 들어 있을 뿐 ‘10년차 정치인’의 무게와 비전은 찾아볼 수 없다. 

성상납 의혹과 관련해 당원권 정지를 당한 때부터 이준석은 언론을 통한 장외투쟁을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

이준석은 그 화려한 언변을 이용해 거의 매일 언론 매체에 등장해 자신의 입장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한 말은 최근 발언의 정점을 찍는 것처럼 읽힌다.

윤 대통령이 그를 ‘내부총질 당대표’로 평가하는 등 사실상 내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속았다며 아예 결별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준석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답한 것을 두고 “대통령이 파악할 의중이 없었다면 정치 포기”라고까지 했다.

비아냥거리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패러디해 “제가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했다. 이쯤되면 어린아이들 말장난에 가깝게 들린다.

이것 말고도 이준석의 말폭탄은 최근 1주일 사이에 모든 언론을 도배하듯 했다.
윤석열 정부 100일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엔 “집을 분양했으면 모델하우스와 얼마나 닮았는지가 중요한데, (윤석열 정부의) 모델하우스엔 금수도꼭지가 (달렸고), 납품된 것을 보니 녹슨 수도꼭지가 (달렸다)”며 “그럼 분양받은 사람들이 열받는다”고 했다.

앞서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고 말해 윤 대통령과 여권을 개고기에 비유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포문을 열었었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이준석의 가벼운 입에서 쏟아지는 말들을 언론들은 경쟁적으로 전하고 있다. 가히 무슨 유명 연예인의 가십거리를 쫓아다니며 보도하는 모양새와 다를 바 없다.

말초적인 언사들을 언론들이 중계방송 하듯 전달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정치는 실종되고 있다. 코로나와 경제침체에 지쳐가며 시름을 앓고 있는 이 시기에 정치가 마땅히 국민들을 위해 존재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걷어차 버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에는 미래 비전도, 묵직한 사회적 담론도, 삶의 질을 위한 국가 설계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가 이러하니 국민들은 점점 정치에 신물을 내고 뉴스조차 보기 싫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언론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듯 제대로 된 정치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이준석-윤석열’발 옐로 저널리즘에 함몰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준석은 자신이 내던지는 ‘스마트’한 말들로 스스로 시원하다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작금의 그런 행태가 한국 정치를 점점 부식시키고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를 부추겨 결국은 그 자신도 정치적 무덤으로 이끄는 부메랑이 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정치적 의도의 유무를 떠나 이준석 당원권 정지의 시발은 그에게 씌워진 성상납 및 이를 은폐하려 했던 의혹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가 진정한 정치인이 되려면 이에 대한 자숙과 반성이 선결되어야 함에도 본말이 전도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은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

이준석은 그의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언론의 선정성을 최대한 이용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우리 정치는 민심에서 더 멀어질 것이다. 이준석은 자중해야 하고, 언론은 말초적 선정성에 사로잡혀 그에게 이용당하는 한심한 모습을 이제 그만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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