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애 교수. (사진=페이스북)
최순애 교수. (사진=페이스북)

[내외뉴스통신] 최순애 일본 분쿄대학교 교수

지난해 12월 10일 일본 도쿄 한국문화원 한마당 홀에서 '한국어 스피치 대회' 도쿄 학생/일반대회 2022 본선이 열렸다. 스피치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오다 모에코 씨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본 소감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사람은 다 같고 다 다르다>를 발표했다.

오다 씨는 자폐증이 있는 언니와 함께 살며 겪는 어려움을 실감나게 이야기하며 드라마의 주인공과는 달리 차별과 편견이 심각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오다 씨 언니의 경우 증상이 심각해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는 난동을 부리거나 패닉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은 언니를 쳐다보며 '쟤 왜 저래!', '미친 거 아니야?'하는 차가운 눈길을 보내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시선들로 참으로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오다 씨가 초등학생 때 쓴 <장애가 있는 우리 언니> 글에는 그녀가 엄마에게 ‘언니는 장애가 있으니까 내가 이것저것 참아야 해. 동생인 내가 언니 대신이 돼야 해. 그래서 너무 싫다’라고 불평한 일화가 담겼다. 엄마께서는 ‘언니는 언니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 거야’라며 언니의 힘든 처지를 말씀해 주셔서 오다 씨는 ‘언니가 열심히 하고 있다면 나도 참을 수 있는 건 참아야겠다’고 다짐하며 동생으로서의 기특한 심정을 나타냈다.

오다 씨는 어른이 된 지금도 언니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우리는 모르지만 언니는 많은 생각, 고민, 그리고 슬픔과 기쁨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녀는 ‘우영우’의 주변 사람들처럼 희노애락을 언니와 함께하지 못한 자신의 일상을 뒤돌아보았다.

그리고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장애를 특별하게 대하지 않고 '봄날의 햇살'처럼 마치 평상복을 입은 듯한 우정과 인간애로 대하듯이, 어려울 때 도와주고 곁에 있기만 해도 ‘든든한 여동생이 되겠다’는 듬직한 다짐을 보였다.

오다 씨는 "자폐증 환자는 '무서운 사람도 이상한 사람'도 아니다.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더라도 '무슨 이유가 있겠지'하고 이해하고 존중해 달라"며 호소하며, "장애가 있든 없든 다 같은 사람입니다. 또, 한 명 한 명 얼굴이 다르듯이 사람들의 성격과 행동이 다른 것도 당연합니다. 사람은 다 같고 다 다릅니다. 서로를 인정하며 차별이나 편견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없어지는 날이 언젠가는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라며 발표를 마쳤다.

스피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자폐증 환자에 대한 세간의 차별과 편견에 대한 전환을 가져다준 드라마임을 환기시켜줬다. 장애인 언니를 둔 여동생의 안쓰러운 심정과 그 가족이 겪는 고충을 솔직히 토로함으로써 사회의 냉혹한 차별과 편견에 따끔한 메시지를 보내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이 보여준 장애인에 대한 배려·공생·인간애를 마음 깊이 되새기며 언니에게 있어 ‘든든한 동생이 되겠다’는 한국어는 감동 그 자체였으며 모두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이제 한국 드라마는 오락 거리를 넘어 한국어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매체이면서 사회성 짙은 내용으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인간애 넘치는 엔터테인먼트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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